“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의 2013년 〈우수출판기획안 지원〉 사업 선정작
“한국문화, 무조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가? 한국문화에 대한 오래된 선입견을 버린다.”
“ 서양문화로 읽는 한국문화 다섯 가지 이야기”
- 고구려 철갑옷은 포드 자동차다
- 달 항아리는 피카소다
- 감은사지 탑은 몬드리안이다
- 석굴암은 파르테논 신전이다
- 독락당은 현대 건축이다
로마를 직접 방문해 보면 로마의 흔적들이 생각보다 크지 않거나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영화 〈벤허〉에 나왔던 웅장한 규모의 전차 경기장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1000년이 지나 아무도 확인 할 수 없는 로마 문화를 가지고 ‘르네상스’라는 찬란한 문화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전통이란 입증을 기다리고 있는 사실들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기 위한 자산인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한국의 전통문화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가급적 기존의 고미술이나 고고학적 이론은 배제하고 현재 통용되고 있는 보편적 학문의 시각에 비추어 한국의 전통문화가 가지는 현대적인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고 있다. 이미 이탈리아의 역사학자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고 하면서 역사를 해석의 대상으로 정초한 바 있다.
이 저서에서 저자는 총 5개의 한국 문화를 선별하여 철학이나 미학, 예술학, 디자인 이론 등 현대 인문학적 메스를 가해 세밀하게 해부하고 있다. 예컨대 포드 자동차에서 기능주의 디자인에 이르는 서양의 산업디자인의 흐름은 고구려의 철갑옷을 설명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의 대표적 건축물인 파르테논 신전에서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 현대 건축과 비교하며 서양의 건축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세잔느에서부터 몬드리안, 피카소에 이르는 현대 미술도 한국의 전통문화의 추상성을 설명하는 데에 크게 인용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한국의 전통문화의 가치를 세계문화의 다양한 특징들과 비교해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잘 모르고 있었던 현대 문화 혹은 서양 문화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분석들을 단지 이론으로만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포 그래픽info-graphic을 통해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국내외를 발로 뛰면서 직접 기록한 수많은 자료사진들도 책의 재미와 신뢰를 더 하고 있다. 이렇게 저자의 풍부한 인문학적 분석과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의 전통이 국제적 수준일 뿐만 아니라, 현대적 관점에서 볼 때 오히려 더욱 뛰어나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 새로운 이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간 한국의 전통문화를 설명했던 기존의 논리들 즉, 소박하다거나 자연스럽다는 등의 언급들이 사실은 이론적인 근거 없는 감성적 표현에 불과했으며, 우리의 전통문화가 가진 가치를 가려 버리고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서양문화에 대한 우월주의나 고립된 국수적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