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의 교통사고가 불러일으킨
세 남녀의 예측할 길 없는 하룻밤 기묘한 여행
언어의 연금술사 이장욱이 선보이는 매혹적인 “신(新)서사”의 탄생
작가 이장욱의 『천국보다 낯선』이 ‘오늘의 젊은 작가’ 04로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고백의 제왕』 이후 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여기, 한 대의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세 명의 남녀가 있다. 그들의 예측할 길 없는 하룻밤 기묘한 여행에 동승하는 순간, 당신은 소설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플롯과 이야기의 마법사 이장욱이 펼치는 감각적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 동창인 A의 부음을 듣고 K시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정’, ‘김’, ‘최’. 그들이 기억하는 A의 모습은 왜 모두 다른 것일까? 『천국보다 낯선』은 로드 무비의 모티프를 차용해 사건과 상황을 각각의 인물들의 시선으로 변주하고 반복하는 이장욱 특유의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비스듬히 어긋나 있는 지점의 메타 소설인 동시에, 사랑과 인간 그리고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사유와 빼어난 문체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열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천국보다 낯선』은 정, 김, 최의 시선이 1장부터 12장까지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장이 바뀔 때마다 매번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과 장면이 변주됨으로써 영화 「라쇼몽」처럼 서사에 이물감을 덧씌우며, 사람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얼마나 다르게 쓰일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A를 모두 사랑했으나 이상하게도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김, 최, 정,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이르러 등장하는 또 하나의 시선 ‘염’까지, 소설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공의 반전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 독자들은 현실을 살짝 비튼 충격적인 결말에 매혹된 나머지, 이야기 전체를 다른 시선과 다른 원근법으로 읽으며, 이야기의 결말에서 또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의 기원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