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범죄와 국가폭력에 대한 고발장
안보와 치안을 빌미로 국가폭력이 일상화된 한국사회의 실상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전쟁정치'의 틀 속에 갇혀 있으며, 물리적ㆍ문화적 폭력에 노출된 억압적 구조라고 말한다. '전쟁정치'는 국가가 대내외적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상황 인식 위에서 이데올로기 혹은 담론으로 선포되고, 국가기관이 내부의 적을 자주 공격한다. 이때 국가는 민간인 저항 세력도 적으로 간주하며, 시민조차도 적으로 지목되면 법적 보호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일제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유산을 청산하지 못한 채 건설된 근대국가 대한민국은, 아직도 진정한 민주주의 혹은 인민주권를 실현시키지 못한 것이다.
저자는 지난 2006~09년 동안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을 통해 겪은 다양한 체험과 기록, 현장 방문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리고 국가가 국민을 오직 복종해야 할 존재로 만들고, 지배자들이 설정한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 가혹한 폭력을 행사한 결과 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고통 받았으며, 이러한 국가폭력의 다양한 메커니즘과 그 결과가 현재까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밝힌다. 현재의 국가범죄, 국가기관의 범죄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일종의 고발장인 이 책은, 인간 존엄성의 확보, 자율성의 신장과 사회 공동체성의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