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뛰어넘어 어린이의 참모습을 보여 주는 캐릭터의 탄생
‘노 키즈 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서 제법 시간이 흘렀다. 노 키즈 존이란, 행동을 예측키 어렵단 이유로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은 받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런 현상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의견은 지금도 팽팽하다. 이때 노 키즈 존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우린 모두 어린이였다!’라고 외치기도 한다.
물론 어린이가 어른에 비해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맞다. 그래서 공공장소일수록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그럼 어린이는 정작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19세기 영국에서는 철없고, 변덕스럽고, 제멋대로인 어린이를 순수함의 상징이라고 여겼다. 또 밤마다 별들 사이를 날아다니고 숲 속의 요정이 놀러온다고 믿는 아이들의 엉뚱하면서 풍부한 상상력을 부러워마지 않았다.
《피터 팬》에 나오는 문장 하나가 이런 시대상을 잘 보여 준다.
“어른이 되면 왜 하늘을 날 수 없냐고? 언제나 신나고 순수하고 제멋대로여야만 날 수 있거든.”
극작가로 알려져 있던 제임스 매튜 배리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준 작품, 《피터 팬》에 등장하는 주인공 ‘피터 팬’은 그야말로 어린이의 화신이라 불릴 만하다. 귀엽지만 잔인하고, 매력이 넘치지만 변덕스럽고, 영악하지만 마음이 약하다. 또 늘상 유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참지 못하고 저지르지만, 여기서 사건의 해결책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야말로 ‘어린이’ 그 자체이다!
작가인 배리는 영원히 자라지 않는 ‘피터 팬’과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웬디를 등장시켜 자연의 순환을 강조하고자 했다. 모든 어른은 어른이 되기 전에 아이였듯, 아이들이 있는 한 상상의 세계 역시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린이들이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상상의 세계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본 것이리라.
꼼꼼하게 원문을 완역한 덕분에 이백여 쪽을 훌쩍 넘는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지만, 이 책을 통해 ‘피터 팬’을 만나는 어린이 독자들은 스스로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거울에 비춰 보듯 똑똑히 깨닫게 될 것이다! 어쩌면 사회적 이슈인 ‘노 키즈 존’에 대한 해법도 이 안에서 찾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