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꿈꾸었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책은 한반도 동남부의 항구도시인 부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때 국내 최대 조선소이기도 했던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조선소 노동자들이 만들었던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들이 살고 싶었으며, 만들고자 했던 어느 ‘국가’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이 책은 해고 노동자 김진숙이 처음엔 귓등으로 들어 넘겼다던, 그녀에게 노동조합 대의원 출마를 권했던 ‘용접 공장의 늙은 아저씨들’에 대한 이야기로 오늘날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의 전사(前史)이자, 김진숙, 박창수, 김주익을 중심으로 1980년대에 한진중공업에서 민주노조가 재등장하기까지의 시기에 대한 이야기다.
대한조선공사 조선소 노동조합원들은 부산 영도의 어느 조그만 사무실에 거의 1만 쪽에 가까운 문서들을 수십 년간 보관해 왔다. 그리고 저자는 이 자료를 토대로 박정희 시기(1961~79년) 동안 대한조선공사(조공)에서 전투적인 민주노조가 일어났다가 쇠망해 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재현해 낸다. 나아가 이를 토대로 조선소 중공업 남성 노동자들의 인식과 태도 및 그들의 담론에 초점을 맞추어, 그 투쟁성의 역사적이고 사회, 정치적인 원천을 분석한다.
이 책은 해방 정국에서 일어났던 노동자와 농민의 대규모 운동이 비록 패배로 끝났을지라도 이후의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같은 영향이 1950년대 후반, 대한조선공사에서 전투적인 민주노조가 탄생하는 데, 나아가 1960년대에 걸쳐 그 같은 운동이 강력히 성장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을 지적하며, 이런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와 경험이 이후 1980년대 중반에 급격히 분출한 한국의 노동운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노동정치를 아래로부터 재해석하며 1960년대 노동자들의 심성과 세계관은 연대성과 민주주의로 집약될 수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