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서클”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명예 수선공」은 황의를 입은 왕의 서막을 여는 작품에 걸맞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의 훌륭한 포석이 됩니다. 나중에 러브크래프트에 의해 크툴루 신화에 차용되는 해스터(하스터), 카르코사, 할리 호, 옐로 사인 등 그 자체로도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일군의 요소들을 보여주는데요.
스스로 미국의 마지막 황손으로 자처하며 왕좌에 오르려는 카스테인을 통해 체임버스식 광기를 보여줍니다. 카스테인을 부추기고 돕는 와일드는 개인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명예 수선공인데, 역시나 독특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카스테인의 광기는 가상의 희곡이자 금서 『황의를 입은 왕』을 읽은 데서 비롯되는데요. 해스터, 카르코사, 할리 호수는 원래 앰브로스 비어스의 창조물인데, 이 정도로 효과적이고 매력적으로 차용한 건 순전히 체임버스의 능력일 겁니다. 더구나 체임버스는 비어스의 차용을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톡톡히 하죠. 그 결과 크툴루 신화에 "해스터 사이클Hastur Cycle"이라는 또 하나의 도도하고 풍요로운 지류를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