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서클”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번 단편 「장례」는 『황의를 입은 왕』과 관련이 없고 크툴루 신화와도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습니다. 이 단편은 원래 『선택의 미스터리The Mystery of Choice』에 수록된 작품인데요. 체임버스가 보여주는 공포의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 소개합니다.
구체적인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시적이고 상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짧은 분량의 단편입니다. 러브크래프트가 체임버스를 높이 평가한 가장 큰 이유가 공포를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상징화된 모호함으로(그러면서도 지리멸렬하지 않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때문인데요.
이 작품의 화자는 어느 교회지기를 뒤따라갑니다. 화자는 친절하게 서사를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장의사와 무덤 파는 일꾼, 교회관리까지 겸한 교회지기는 죽음을 찾아갑니다. 이 짧은 여정에는 상징화된 죽음의 이미지, 그 끝에는 실제로 맞닥뜨린 죽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