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를 심는 다람쥐를 통해 듣는 자연의 순환 이야기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열어 본 자동차 보닛 안이 다람쥐가 채워둔 호두로 가득했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겨우내 잠을 자야 하는 다람쥐는 미리미리 먹이를 저장해 두는데요, 보통은 땅속이나 나무 안에 숨겨 두지만 종종 이렇게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 안에 보관하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저장된 먹이는 다람쥐의 겨울 식사 외에도 아주 커다란 역할을 맡고 있어요. 바로 숲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씨앗이 된다는 거예요. 다람쥐는 먹이를 저장할 때 한 곳에만 묻어 두지 않아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이곳저곳에 숨겨 두죠.
하지만 정작 겨울이 되었을 때 먹이를 숨긴 장소를 모두 기억하지 못하면서 그 먹이들은 새로운 식물들의 씨앗이 된답니다. 그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 열매를 맺을거고, 어느 날 또 다른 다람쥐가 그 열매를 따다가 땅속에 몰래 심을 거예요. 그렇게 우리들의 숲은 더욱 풍요로워지지요.
《누가 내 호두를 심었지?》속 다람쥐도 열심히 호두를 심었어요. 하루도 빼놓지 않고요. 어느 날 호두나무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 이유를 물어봤어요.
“너는 왜 호두를 땅속에 숨기는 거야? 호두가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내 가지에서 따 먹으면 되잖아.”
다람쥐가 대답했어요.
“나는 호두를 숨기는 게 아니라 땅에다 심는 거야.
내가 심어 놓은 호두에서 언젠가 새싹이 돋으면, 무럭무럭 자라서 호두나무가 될 테니까.
그러면 너도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거고! 우리는 더 많은 호두를 얻을 수 있겠지.” -13쪽에서
다람쥐는 호두를 심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계속 호두를 심어 나가겠지요. 호두나무 홀로 외롭게 서 있던 밭은 어느 새 호두나무의 친구들과 그들이 맺은 호두들로 가득할 거고요. 이렇듯 《누가 내 호두를 심었지?》는 호두 한 알에서 시작된 자연의 순환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