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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빚는 남자
글쓴이
김선영 저
출판사
문예바다
출판일
2023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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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선영

-1938년 개성 출생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사가思歌』 『허무의 신발가게』
『풀꽃제사』(장시 탈출하는 살 1~57 수록)
『환상의 문지기』(장시 시집 1~57)
『라일락 나무에 사시는 하느님』
『밤에 쓴 말』 『사모곡』 『쓸쓸한 것들을 향하여』
『작파하다』 『달을 배웅하며』 『풀꽃왕관』
- 시선집 『그리움의 식물성』 『누구네 이중섭 그림』
『달빛 해일』
- 현대시학상, 한국문학상 등 수상
- 세종대학 교수 역임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도서출판 문예바다가 기획한 우리 문단 유명 시인들의 서정시선집 그 열일곱 번째로 金善英 시인의 『달을 빚는 남자』가 출간됐다. 金善英 시인은 1962년 『현대문학』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초회 추천, 그리고 1961년, 1962년의 3회 추천 완료로 등단하여 생애토록 넉넉하고 깊은 관조의 시선으로 영혼의 내면을 성찰하고 환상의 낯선 세계를 잡아낸 원로시인이다. 시인은 끊임없이 존재성에 귀 기울이며 절망과 희망의 감각이 형상화되는 다양한 층위를 절차화하고 있다.

달빛 한 겹 한 겹이
비단처럼 질기다
백 년을 입어도
낡거나 해지지 않으리라
달빛 밖으로 걸어 나오는 생
원치 않는다
달은 오늘 밤 나의 긴 문장을
넝쿨처럼 잡고 오른다
나의 생 꼭대기까지
달빛 잡고 함께 오를 것이다

달을 쳐다보며
- 「시인의 말」

‘보이지 않는 곳’, ‘보이지 않는 것’은 내게 있어 풀지 못하고 있는 화두와 같다. 진행형으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 화두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 ‘보이지 않는 곳’ 그곳은 어디이며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은 또 무엇인가. 이미 시적 목표의 절반 이상이 되어 버린 이 일을 끝내 미완의 장으로 마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계속 작업하리라. ‘보이지 않는 곳’은 내 시혼을 매혹으로 이끈다. 아주 먼 데 존재할 것이다. 인간의 눈을 피해서, 신비에 휩싸인, 도착해서야만 알아볼 수 있는 곳. 아니다. 어쩌면 아주 가까이 우리들의 호흡이 접속될 수 있는 곳일 수도 있다.
- 「서정抒情을 향하다」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상실감과 그리움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시화詩化될 수도 있고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답고 깊은 호소력을 지닌 시를 가능케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예에 해당하는 김선영 시인의 시가 다름 아닌 「그리움의 식물성」이다. 마음속 깊은 곳의 뜨거운 열정을 드러낼 듯 감추고 감출 듯 드러내고 있다. 이 시를 지배하는 주된 시적 이미지는 ‘달’이다. 그리고 이 이미지를 일깨우는 것이 ‘그리움’과 ‘사랑’이다. 무엇보다도 달의 변화는 불가항력적인 것임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초승달에서 반달로, 다시 반달에서 만월로 달이 바뀌는 현상은 자연의 이치다. 그런데 시인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 자연의 현상에 “지워도/ 지워도/ 생기는”이라는 구절을 덧붙임으로써 읽는 이에게 이 현상이 마치 시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끼게 한다. 이 시를 읽는 이들은 마치 시인의 마음에서 ‘지워도’ 초승달은 뜨고 초승달은 반달이 되며 다시 반달은 자라 만월이 되는 것처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자연형상의 내면화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 같은 내면화를 통해 시인은 자신의 의지로써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시인의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 장경렬(문학평론가·서울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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