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적이며 예술에 헌신적이기까지 했던 조선의 ‘관기’. 남성을 위해 살았던 ‘도구’로서가 아닌, 높은 수준의 가무를 익혔던 전문가로서의 그녀의 인생을 다시 정의한다.
진주에서 올라간 열세 살 소녀 최순이의 눈으로 바라본
조선 말 궁중의 연향(宴享)
책의 전반부는 최순이의 궁중 생활기다. 그녀가 진주에서 상경하여 궁중의 관기가 되고, 일제강점기, 더 이상 연회가 열리지 않자 낙향하여 진주 권번의 스승이 되기까지의 그녀의 인생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선 말과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궁중 연향(연회) 모습도 묘사한다. 일제강점기, 연회 담당 인원을 줄이면서 궁중 악사가 무동의 역할까지 하는 과정, 프랑스 왕실 못지않은 조선 왕실 연향의 격식과 예에 맞춘 초호화 궁중음식 코스, 화려한 꽃장식, 그리고 연회에 참가했던 모든 여령이 왕과 같은 종류의 음식을 대접받았던 사실까지, 그 사료를 찾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책은 『의궤』와 진찬도병(그림) 등의 기록을 고증하여 궁중의 무희들이 어떤 종류의 춤을 추었고, 몇 명이 추었는지 어떤 복식을 했는지 흥미롭게 서술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마치 궁중의 연향에 참가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