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도자기는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태어난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순정하게 합일된 무애의 마음과 천래의 재주가 어우러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경지를 이루었다. 지금도 동서양 도예가들이 모두 하나의 화두로 삼고 있는 조선의 도자 미학은 정작 우리에게는 아직도 낯설다. 일탈된 자유로움으로 놀라운 변주곡을 들려 주는 분청사기나 검박과 실질을 숭상한 시대 정신이 격 높게 구현된 조선 백자에서 우리는 이들의 근저에 일렁대는 조선의 진솔한 모습을 가슴 깊숙이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