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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고 글쓰고
글쓴이
김이듬 외 8명
출판사
빛소굴
출판일
2023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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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이듬

2001년 [포에지]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명랑하라 팜 파탈』,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 『투명한 것과 없는 것』,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등 다수의 시집을 비롯해,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디어 슬로베니아』, 『모든 국적의 친구』 등이 있다. 전미번역상,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김춘수시문학상, 샤롯데문학상, 이형기문학상을 등을 수상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그럼에도 써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한 원시인이 있다. 토끼를 잡기 위해 종일 들판을 쏘다녔지만 운이 없었던 탓인지 오늘은 수확이 없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발견한 버섯 조금이 전부다. 주린 배에서 소리가 요란히 울린다. 버섯은 허기를 채우기엔 너무 부실하다. 고기가 먹고 싶다. 말고기, 소고기, 토끼고기. 머릿속으로 말과 소와 토끼를 상상한다.

기원 전 17,000년 경 라스코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린 한 원시인에게서 우리는 두 가지 유산을 물려받았다. 하나는 시종일관 계속되는 먹고살 걱정, 다른 하나는 상상한 것을 표현하고픈 욕구. 얄궂게도 이 둘은 양자택일의 문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먹고살 걱정에 골몰하면 표현하고픈 희망이 한갓진 얘기로 여겨지고, 표현 욕구에 몰두하면 궁핍한 삶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생업과 예술 사이의 긴장’이라는 말을 길게 늘여놓은 것에 불과하다. 결국 쓰는 사람은 그 줄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줄의 단단함은 경제적 풍요가 아닌 쓰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벽화를 그린 원시인보다 현 인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더 풍요롭지만 위태로운 줄타기는 여전하다. 어쩌면 더욱 자주, 더욱 거세게 줄이 흔들리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책은 그럼에도 써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일하며 글 쓰는 작가 아홉 명의 모습과 생각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그럼에도’ 써야 하는 이유를 다시 떠올릴 수 있길, 당신의 쓰는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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