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어른의 경계에 선 트루먼 커포티의 초상소설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그로테스크한 성장소설1940년대 후반부터 커포티의 작품들은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은 ‘소년 커포티’가 겪었던 불안과 공포의 감정을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는, 기묘하리만치 독특하고 강렬한 소설이다. 에드거 앨런 포, 윌리엄 포크너 등 ‘남부 고딕 작가들의 후계자’라는 평에 걸맞게, 커포티는 이 작품을 남부 고딕소설의 관습 위에 구축하지만, 궁극에는 의문의 여지없이 독창적인 구조로 끝을 맺는다. 커포티 본인이 “악령을 몰아내려는 시도”로 썼다고 밝힌 바와 같이,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은 어린 시절 경험했던 고독과 성 정체성, 가족에 관한 수수께끼를 대면했을 때 느꼈던 당혹감의 고통을 강하게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커포티 특유의 명징한 문체로 구사된 이 야릇한 세계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괴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커포티 문학의 모든 것이 담겼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