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건축 피플앤웍스』는 2017년 출간된 『김정철과 정림건축 1967-1987』을 확장하는 프로젝트로서, 건축가 김정철의 유산이 현업에서 활동 중인 후배 건축가들에 이어지는 양상에 주목한다. 정림건축의 주요 건축가와 작업을 비정기간행물 출판, 디지털 아카이브 junglim.info,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매체로 퍼블리싱하는 작업이다. 이 가운데 비정기간행물로 출간되는 〈정림 피플앤웍스 시리즈〉는 정림건축의 최근 준공작 및 건축가들, 이들이 지닌 담론들을 작품집, 인터뷰집, 이슈북 등으로 담는다. 정림건축의 건축가들과 그 작업에 관해 다양하게 일어나는 해석들을 내부의 목소리와 자료로 검증, 이를 바탕으로 정림건축 작품들을 향한 보다 정교하고 적확한 질문들이 벼려지기를 바란다. 또한 한국 현대 건축계에서 정림건축이 ‘건축가 집단’으로서 역할하고 있는 바를 발신, 사회적 소통 창구 마련에 기여하길 바란다.
〈정림 피플앤웍스 시리즈〉 첫 번째로 선정된 프로젝트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생각공장 당산’이다. 대지 면적 3만 평에 달하는 옛 공장 부지에 지상 15층 규모로 들어선 이 지식산업센터는 영등포 구도심 내에서도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지닌다. 거대한 매스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생각공장 설계팀은 다양한 디자인 접근법으로 도시에 대응한다. 생각공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건축적 요소들, 지식산업센터라는 유형, 파사드 디자인과 기부채납시설인 도서관까지. 아이디어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건물이 구현되어가는 과정, 이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와 협업 과정을 추적한다.
책에는 ‘지식산업센터’라는 용도에서 흔히 연상되는 사무적인 이미지와 달리, 건축가들의 상상과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을 다수 실었다. 또한 생각공장 프로젝트는 정림건축 내에서도 이례적으로, 현상설계공모부터 준공까지 팀원 구성에 큰 변동이 없었던 사례이기도 하다. 조직 설계를 바탕으로 팀원들이 이루어냈던 협업의 과정, 고민과 시너지에 관해서도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와 대담을 함께 실었다. 정림건축이 대형 건축물 설계를 요구 받았을 때, 이들은 건물을 도시에 조화시키고자 어떠한 방법과 태도를 취해 나아가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