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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한 부티크 124개의 꿈
글쓴이
조르주 페렉 저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3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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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조르주 페렉

1936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1920년대에 프랑스로 이주한 폴란드계 유대인이었다. 1940년 이차대전에 참전한 아버지가 전사한 후 1943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어머니가 목숨을 잃자, 고모에게 입양되었다. 소르본 대학에서 역사와 사회학을 공부하던 시절, 『라 누벨 르뷔 프랑세즈』 『파르티장』 등의 문학잡지에 기사와 비평을 기고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1959년 군복무를 마친 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신경생리학 자료조사원과 파리 생탕투안 병원 문헌조사원으로 일하며 글쓰기를 병행했다. 직업상 다양한 자료와 방대한 기록을 다루어야 했던 이 경험은 그의 작품세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65년 『사물들』로 르노도 상을 받았다. 1967년 작가와 화가, 수학자 등으로 구성된 실험문학모임 울리포OuLiPo에 가입하고, 예술적 창조의 근간을 형식 제약에 두는 울리포의 실험정신을 수용해 매 작품마다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낸다. 그중 프랑스어에서 가장 자주 쓰는 모음 e만 빼고 쓴 소설 『실종』(1969)과 e만 쓴 『돌아온 사람들』(1972)은 ‘언어’와 ‘기억’에 천착한 작가의 특별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1978년 메디치 상을 수상한 『인생사용법』은 10차 직교그레코라틴제곱방진과 체스 행마법을 도입해 완성한 명실상부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 독특하고 방대한 작품으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서지만, 1982년 45세의 이른 나이에 기관지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길지 않은 생애 동안 『잠자는 남자』(1967), 『어두운 상점』(1973), 『공간의 종류들』(1974), 『W 혹은 유년기의 추억』(1975), 『나는 기억한다』(1978),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1979), 『생각하기/분류하기』(1985), 『겨울 여행』(1993) 등 다양한 작품을 남기며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한 페렉은, 오늘날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실험정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관례와 관습을 철저히 배격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글쓰기로 20세기 프랑스문학의 지평을 크게 넓힌 조르주 페렉은 길지 않았던 작가로서의 생애 내내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무수한 경험들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의식의 세계를 문학이라는 틀 안에 담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 특히 그는 사소하고 주변적인 요소로 치부되기 쉬운 일상적 사물과 공간들, 순식간에 휘발되는 생각의 파편들을 집요할 만큼 면밀히 관찰하여 분류하고 목록화함으로써 찰나의 순간을 언어 속에 영구화하는 작업에 골몰했다.

작가의 이런 관심과 성향에 비추어봤을 때 그가 자신의 무의식이 밤새 만들어내는, 그러나 여명과 함께 희미해져버리는 꿈의 세계를 포착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꿈 일기’를 썼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고도 필연적인 일처럼 느껴진다. 조르주 페렉 선집의 마지막 7권으로 출간된 『어렴풋한 부티크』는 페렉이 1968년 5월부터 1972년 8월 사이에 꾸었던 124개의 꿈을 일련의 번호를 매겨 엮은 책으로, 스스로의 내면을 끈질기게 들여다본 자기 탐구의 결과물이자 미로 같은 작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롭고 귀중한 텍스트이다.

작가가 자신의 꿈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작중에 이니셜로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이 실존했던 페렉의 지인들이고 지명이나 장소 역시 실제로 페렉이 살았거나 방문했던 곳임을 고려하면 이 책에 기록된 꿈의 세계가 작가의 사적 경험과 기억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각 꿈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주요 사건과 관련한 전기적 사실이나 배경지식을 상세히 담은 역자 조재룡 교수의 주석은 이 작품을, 나아가 한 작가의 삶을 더욱 깊숙이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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