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아프게 살아가는 연인의,
서로를 그리고 인간을 알아가는 쓸쓸한 고백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김이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
소설집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코끼리가 떴다』, 『어쩔까나』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끈끈하게 삶을 지탱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온 김이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이다. 200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12년 만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이며, ‘플라스틱 라이프’라는 제목으로 2013년 한 해 동안 계간 《문예중앙》에 연재되었던 바로 그 작품이다.
“최선을 다해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작가의 말」)고 말하는 김이은 작가는, ‘쓸쓸한 출생의 비밀’을 가진 두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4박 5일간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는 이 세계의 검고 습한 늪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길 요구받은’ 이 시대의 참혹한 현실과 그 현실 속에서 비루한 삶을 짊어지고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집요하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 부정할 수 없는, 두렵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독자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기를 요구받는 이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얼굴은 얼마나 일그러져 있을까. 거울 속 우리의 얼굴은 초췌하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는 이 세계의 검고 습한 늪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곳에는 아이를 죽이는 엄마, 반대로 아이를 사는 엄마, 환자를 비웃는 의사와 같은 형상들이 날카로운 주사기처럼 우리의 눈을 찔러댄다.
-허윤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