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한 시인의 시선
동아시아의 성인 공자는 논어 위정편을 통해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하늘의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살아가면서 인생의 경험을 통해 각자의 방법으로 지혜를 쌓아 올리게 되며, 나이를 먹으면서 축적된 경험은 세상을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줍니다.
이 책 『달빛여행』은 자신은 20여 년간 시와 관계없는 삶을 살았고, 그야말로 우연히 글쓰기를 시작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하는 임영희 시인의 7번째 시집입니다. 시인이라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말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내린 편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에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오랫동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정진해 온 시인은 15년 만인 2019년 제3시집 『그리워 한다고 말하지 않겠네』와, 제4시집 『꽃으로 말할래요』로 출판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인내와 노력을 통해 출판이라는 꿈을 이루어낸 이후에도 꾸준히 자신의 심상과 목소리를 드러내며 어느새 8권의 시집을 내는 중견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임영희 시인에게는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고뇌와 슬픔, 여든 해를 더 지나 보내며 살아온 삶에 대한 사색이 느껴집니다.
특히 이번 7집 『달빛여행』에서는 세월이 흐르면서 시인에게 쌓여 가는 삶에 대한 통찰과 애정의 노력이 확연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신성한 산맥과 모든 것을 포용하는 강에서부터, 우리의 시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아 숨 쉬고 노래하는 작은 풀꽃과 벌레, 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연물과 교감하며 자연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독자분들의 마음속에 담백하지만 큰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