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문예바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호석 시인의 첫 시집 『여름에게 부친 여름』이 걷는사람 시인선 89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과연 우리 삶의 밑바닥에는, 마음의 바닥에는 무엇이 있을까 떠올리는 지점에서 이호석의 시는 시작된다. 공연한 것들, 그러니까 그닥 실속 없는 것들, 짝 잃은 양말이나 젓가락 같은 것, 어쩌면 시(詩) 같은 것. 그렇게 먼지처럼 연하고 부드러운 것들이 우리 삶의 밑바닥에 새털처럼 내려앉아 있다는 발견. 비록 실속은 없을지라도 삶의 냄새와 추억을 고스란히 덧입은 채 그것들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이호석은 끊임없이 증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