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능소화가 한순간 죽음을 맞은 후, 그녀의 몸속에서 피어났다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잔혹한 농담 같은 삶의 진실 의사 심영빈은 교사인 부인과 두 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40대의 가장이다. 그의 위로는 가장의 짐을 벗고 미국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형님, 밑으로는 대기업 회장의 장남인 경호와 결혼한 여동생 영묘가 있다. 영묘의 남편 경호의 건강이 심상치 않자 영빈은 환자에게 병세를 알릴 것을, 경호의 집안에서는 환자에게 숨길 것을 강요한다. 경호는 자신의 병명도 모르고 이렇다 할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대체의학이라는 미명 하에 주술적 치료를 받게 된다. 한편 영빈은 중학교 때 첫사랑 현금과 재회해 미묘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박완서는 『아주 오래된 농담』의 주인공, 40대의 의사 심영빈의 시선을 통해 자본주의의 속내를 뒤집어 보고자 했다. 환자에게 병세를 알리지 않은 것이 돈과 결탁된 눈가림이었다는, 그것이 생명과 감정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현대인이 추종하는 자본주의의 실상임을 낱낱이 파헤친 작품이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박완서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의 일주기에 맞춰, 생전에 작가가 직접 손봐온 원고가 도서출판 세계사에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묶여 공개됐다.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2011년 10월 20일 작가의 팔순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던 기획으로서, 첫 작품인 『나목』을 포함, 장편소설 및 연작소설 15종(22권)을 최초 집필 시기 순으로 모아 다듬어 선보일 방대한 기획이었다. 한국 사회의 발자취와 변혁을 개인의 시각에서 다뤄온 박완서의 작품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의미를 넘어 한국 사회의 흐름과 변화의 맥락을 문학 안에서 집대성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2011년 1월 22일,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작가가 담낭암으로 타계한 뒤, 함께해온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뜻을 이어받아 원고를 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