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갖춘 밥상을
함께 받는 세상을 위해
차갑고 서러운 타인의 밥상을 살펴보는 일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올까? 새벽에 문 앞에 배송된 물건은 어떤 이들의 손을 거쳐 왔을까? 아무도 챙기지 않는 이들, 하지만 이들의 노동에 모두가 기대어 살고 있는 사회.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이 밥과 노동, 사람과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냈다.
저자의 음식 이야기는 마음 뭉클하고 따뜻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맛집’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조리 노동의 고단함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유통업계의 성장을 떠받치고 있는 배달 노동의 현실을 비판하고, 한편으로는 청년 라이더들에게 헬멧을 꼭 쓰라 간곡히 부탁하기도 한다.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기대어 먹고살면서도 끝내 그들을 동료 시민으로 여기지 않는 모순을 직시하자고 말한다. 학교급식이 멈춰 끼니를 놓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걱정도 담겨 있다. 밥을 벌다 목숨까지 잃는 세상에서 누군가는 더 맛있게 먹겠다 호들갑을 떠는 ‘먹방 사회’의 면구스러움을 숨기지 않는다. 과연 우리는 제대로 먹고 있는지, 한 번은 물어보자는 부탁을 한다.
먹거리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를 하나씩 짚어 보고, 농업 문제와 외식 자영업자의 애환과 학교급식 노동의 이면에 대해 취재를 바탕으로 집필한 이 책은 사회학자의 리포트이지만, 인문학적인 성찰과 문학의 향기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