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마천루의 도시입니다”
“파리는 마천루의 도시입니다”
책의 첫 문장이다. 저자는 “파리에 있는 땅의 역사를 높이로 표현하면 상당히 높은 고층빌딩”과 같다면서 파리는 자신만의 마천루를 숨기고 있다고 말한다. 로마시대 이전의 역사부터 켜켜이 쌓여 있는 파리의 역사를 수직으로 쌓아올리면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은 마천루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파리의 역사 마천루: 기원전부터 15세기까지 파리의 도시건축』은 기원전부터 15세기 파리의 도시건축을 이야기한다. 사실 파리를 소재로 한 책은 많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시기, 15세기 이전을 이야기하는 책은 적은 편이다. 저자는 이 시기를 다룬 책이 많지 않은 이유로 사료가 적고, 다른 시기에 비해 이야기 소재로 삼을 만한 재미있는 사건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책은 켈트족, 갈리아족, 로마 점령기를 지나 프랑스 왕조 등 기원전부터 파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흔적이 남아 있는 주요 공간을 이야기한다. 파리 이름의 기원, 고대 로마의 도시계획, 도시체계…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의 건설, 활용, 사라진 이유 등을 특유의 경쾌한 문장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원형경기장은 어떻게 만들고 사용했는지, 로마시대에 있던 공중목욕탕은 어떻게 구성되었고 왜 더 이상 공중목욕탕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는지, 도로를 어떻게 만들었기에 로마시대에 만든 도로를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지, 저 높은 산에서 멀리 떨어진 광장이나 집까지 어떻게 물을 끌어와 풍족하게 물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 공간을 이해하기 위한 건축 기술, 당시 생활상을 파리의 첫 번째 공간을 중심으로 탐정 놀이하듯 찾아간다. 파리는 물론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당을 부르는 명칭인 카테드랄, 에글리제, 샤펠, 바실리카의 차이, 성당에 붙어 있는 기괴한 형상의 가고일을 둔 이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는 이유와 설치 방법 등 파리나 유럽 여행을 간다면 한번쯤 들르게 되는 성당의 이모저모, 차이를 몰라 잘못 사용하게 되는 오뗄과 호텔의 차이 역시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