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디자인 전시의 틀을 깨는 또 하나의 실험적 큐레이션, 『뉴 큐레이터』
일반적으로 건축과 디자인 전시는 디자이너의 완결된 작품을 그대로 선보이거나 건축가의 건축물을 모형 또는 사진으로 재현하여 전달하는 방식으로 열려 왔다. 이 책에서 플러 왓슨은 이러한 전통적인 전시 방식의 틀을 벗어나, 건축과 디자인을 전시하는 데 필요한 6가지 움직임을 제시한다. 이 6가지 움직임은 공간 제작자, 번역자, 개입자, 사변자, 행위자, 드라마투르그로서의 큐레이터가 실천하는 행위성을 가리킨다. 저자는 건축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실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수행적 큐레이션’을 논의하는데, 여기서 큐레이터의 역할은 ‘관리인’이나 ‘전문가’가 아닌, 관객과 전시를 잇는 ‘매개자’다. 이러한 큐레이터십이 드러난 24개의 전시 사례를 주축으로 ‘뉴 큐레이터’를 탐구하는 이 책은 창의적인 실천의 확장된 형태로서 건축과 디자인 큐레이팅이라는 고유한 실천을 자리매김한다.
이 6가지 움직임 사이사이에 흐르는 8편의 큐레토리얼 대화는 각 움직임을 더 선명하게 증명하는 한편, 현장에서 일하는 큐레이터가 고민하는 지점들을 함께 파고들도록 유도한다. 대화에 참여한 16명의 전시 생산자는 각자가 서 있는 국가, 기관, 지역, 인종의 맥락에서 주요하게 논의되는 주제들을 공유하며 큐레이터의 현실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또한 큐레이터 간 공감대와 연대를 형성하는 그들의 말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기도 영감이 되기도 한다.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며 건축과 디자인 전시의 여러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이러한 움직임과 대화의 조화는 현직 건축/디자인 전시 큐레이터뿐 아니라 순수 기획자, 시각예술 전시 큐레이터, 큐레이터 연구와 문화 이론 분야의 학생 및 전문가 등 전시와 관련된 직종의 독자에게 아주 시의적절하고 상세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