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의 「먼지별」은 선명한 이분법을 보여준다. 이분법의 양쪽 항을 차지하는 것은 ‘지상의 화성’과 ‘진짜 화성’이다. ‘지상의 화성’이 경기도에 위치한 화성이라면, ‘진짜 화성’은 태양계의 네 번째 행성을 의미한다. “찌마와 나는 지상의 화성에 잘못 버려진 거였다. 언젠가는 오렌지색 먼지 폭풍을 타고 진짜 화성으로 날아가고 싶었다”고 이야기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이분법은 ‘현실’과 ‘이상’의 이분법이기도 하다. 무엇 하나 돈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지상의 화성’에서, 가출소녀인 ‘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성매매로 살아간다. 화성빵집은 ‘지상의 화성’을 움직이는 교환논리가 가장 적나라하게 압축시켜놓은 공간이다. ‘나’가 그 어린 나이에 성매매에 나선 것도, 빵 두어 개를 훔치려다가 빵집 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이 계기가 되어서였다. 이처럼 자본의 논리를 미메시스한 강력한 빵집 주인을 상대로 파키스탄 청년 찌마와 ‘나’가 빵을 훔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