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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이코스피어
글쓴이
박현숙 저
출판사
계단
출판일
2023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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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박현숙

어릴 적 과학잡지에 소개된 글을 읽고, 유전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부푼 꿈을 안고 이화여대 생물과학과에 들어갔다. 대학 4년 동안 동물과 식물을 배웠고, 졸업할 무렵 효모라는 귀여운 곰팡이를 알게 되었다. 얼결에 진학한 박사 과정에서 효모 유전학에 재미를 붙여 공부하다 보니 곰팡이 박사가 되었다.

곰팡이를 더 연구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미국에 건너갔다. UCLA 병원 연구소에서 일용직, 아니 박사후연구원으로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를 연구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단순한, 하지만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걷다 보니 운 좋게 캘리포니아 주립대학(California State University, Los Angeles)의 외국인 교수가 되어 십오 년째 '미생물 너드(nerd)'로 열강을 하고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이십여 년을 살아서일까, 아니면 누군가와 늘 함께 하는 곰팡이 연구를 오래 한 까닭일까, 나의 강의는 어떤 주제로 시작하든 '모든 생명은 서로 소통하고 공존한다'는 이야기로 수렴한다. 강의실에서, 혹은 논문과 교재로 이야기하던 아직은 낯선 곰팡이의 사생활과 그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 '마이코스피어(mycosphere)'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책 소개

분야생명과학
은밀하게 세상을 움직이는,
맥주, 버섯, 항생제를 낳은 곰팡이의 과학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도시’,
로스 미크로비오스Los Microbios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마이코스피어(myco-sphere)’는 곰팡이 세상이다. 식탁 위 먹다 남은 빵 조각에서 지구 밖 우주정거장의 쇠파이프에까지, 그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곳 어디에나 있다. 북반구 침엽수림의 탄소량 중 절반 이상이 곰팡이에서 왔고, 토양 1제곱미터에는 지구 둘레의 절반을 휘감을 수 있는 곰팡이가 존재한다. 우리 몸에도 수많은 곰팡이가 살아간다. 다만 너무나도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하다보니 분명하게 선을 긋고 경계를 넘지 않아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곰팡이는 산과 들에 있는 수많은 식물의 뿌리에, 논과 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의 잎과 열매에, 막걸리와 맥주, 버섯에, 그리고 우리 몸속 구석구석에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은밀하게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던 곰팡이가 최근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세상을 움직이던 곰팡이의 보물을 끄집어내 의약품과 식품 제조에 쓰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났고, 있는지도 모르게 세 들어 살던 곰팡이가 면역력이 약해진 우리 몸에 무서운 일탈을 감행하고 있다. 곰팡이로 처리한 나무로 바이올린을 만들고, 버섯을 모아 포장재와 가구를 넘어 집까지 짓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잊고 있던 곰팡이의 거대한 세상이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곰팡이의 사생활과 그들이 다른 존재와 얽혀 사는 세상, 우리는 그 세계를 '마이코스피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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