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사냥꾼을 잡은 여우》에 실린 많은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라면 용기 있는 행동과 정직하고 겸손한 태도의 중요성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텐데, 또 하나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정서로는 약한 존재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들 수 있습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는 보편적인 가치로서도 의미가 있겠지만 아기 오리나 꼬마 잉어들처럼 아주 작은 존재들이 결국 큰일을 해내는 이야기는 독자인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용기는 약자가 가져야 할 중요한 자질이며, 용기 있는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우스꽝스러운 상황 설정은 어린이 독자에 대한 또다른 배려로 볼 수 있습니다. 잘난 척하길 좋아하는 수탉의 수난을 다룬 [건방진 수탉]의 경우는 특히나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우연히 영웅 대접을 받게 된 수탉이 거만하게 굴다가 결국 꼬마 메뚜기한테 망신을 당한다는 이야기로, 겸손한 태도를 강조하는 주제와는 상관없이 수탉과 메뚜기의 대결이 아주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습니다. [사냥꾼의 혼을 빼놓은 여우]에서 젊은 사냥꾼이 공포에 떠는 장면이나 [교활한 여우와 멍청한 여우]에서 멍청한 여우의 시종일관 태연한 태도 역시 웃음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리석은 인물들의 바보짓을 들여다보는 것은 정말 우습고, 교활한 인물들이 그 어리석은 인물들을 골탕 먹이려다 제 꾀에 넘어가는 결말은 확실히 통쾌합니다. 우화의 즐거움은 바로 이런 부분에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