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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글쓴이
김재식 저
출판사
BOOKK(부크크)
출판일
2024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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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재식

아픈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휴업중인 유목민. [오마이뉴스] 에 「여보, 일어나」 32회연재. KBS [강연100도씨] 출연 ebook 『희망으로 생각1, 2』 를 펴냈으며 위즈덤하우스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말아』의 저자이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아주 어릴 때, 채 스물이 되기도 전에 나는 결혼하지 않고 독신수도자로 살고 싶다는 결심을 서서히 키우고 있었다. 무슨 종교적 동기나 대단한 깨달음 같은 건 물론 없었다. 그저 세상이 너무 험하고 사람은 자꾸만 불신을 낳는 상처투성이라는 경험을 하면서 비관과 허무함이 내 이팔청춘을 점령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무도 자신의 운명을 모른다. 무슨 대단한 이론과 설계도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도 운명이라는 현실은 어디로 끌고가서 어떤 모습으로 걷게할지 장담을 못한다. 숱한 사람들의 회고록이 그랬고 추억담이 그랬고 노년의 결산이 그랬다.

나는 사랑에 눈먼 콩깍지라는 살짝 달콤한 변명을 하며 아내를 만나 독신수도자의 염원은 까마귀고기 먹은 사람처럼 잊고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아이가 셋이나 달린 어깨 무거운 가장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대로 감당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스스로는 대견했다.

’그럼 그렇지! 내 주제에 무슨 수도자야? 하하!‘ 그렇게 흔한 보통 인생의 길을 꾸역꾸역 걸어가던 중 운명은 또 다른 프로젝트를 나에게 시작했다. 아내의 갑작스런 희귀난치병과 머리만 빼고 온몸이 통나무처럼 바늘로 찔러도 감각이 없고 죽은 나무가지처럼 달려서 덜렁거리는 사지마비가 되어버렸다.

심각한 우울증으로 5년 간격 3번째 치료를 하는 내 망가진 영혼과 정신과 몸은 만신창이 되어갈 무렵 또 문득 내게 느껴진 것이 있었다. 내 것 아닌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딱 수도자의 상태와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

그렇게 하루하루 묻고 바라는 것들을 소원처럼 빌면서 쌓인 내용들이 백일기도처럼 100편이 되었다. 세상에서 자기 뜻대로 못살고 그럼에도 죽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나뿐일까? 세상이란 그렇게 이전에 꿈꾸던 담장에 둘러진 형태는 아니지만 하나의 수도원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치 않는 운명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혹시 가진 분들에게 나는 나누고 싶다. 먼저 경험하고 그저 입밖으로 글로 표현했다는 이유로…부디 또 다른 동반자들에게 아주 작은 공감이라도 느껴 위로가 되고 견디는 힘이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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