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주막이 하나 있었어요. 주막을 드는 사람들은 주막 영감한테 짐을 맡기고는 했지요. 그런데 이따금 맡겨 둔 짐을 까맣게 잊고 그냥 가 버리는 사람들이 있지 뭐예요. 이런 일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다 보니까 주막 영감도 놓고 간 짐에 욕심이 나지 않겠어요? 그러던 어느 날, 주막에 돈궤를 짊어진 손님이 왔어요. 역시나 돈궤를 주막 영감에게 맡겼지요. 주막 영감은 자기 것이라도 되는 양 돈궤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좋아했지요. 그러다 문득 호박씨를 먹이면 뭐든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말이 생각났어요. 주막 영감은 얼른 마누라에게 호박씨를 구해 오라고 이릅니다. 돈궤 주인에게 호박씨를 먹일 요량으로 말이에요. 과연 돈궤 주인은 주막 영감이 바라는 대로 호박씨를 먹고 돈궤를 잊어버렸을까요? 아, 돈궤 주인이 까맣게 잊은 게 한 가지 있긴 했어요. 바로 방값 내는 것을 잊어버렸지 뭐예요. 과연 호박씨를 먹이면 뭐든 잊는다는 말이 헛말은 아니었네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