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장수가 발견한 60대 신예 이야기꾼의 파란!
배 터지게 호강시켜주려다 복장 터져버린 기막힌 가족사
먹고사느라 매운 상처와 눈물을 주고받은,
그러나 끝내 오랜 세월을 함께 버텨낸 세상의 모든 식구들에게
“젊었을 적 소원은 원도 끝도 없이 돈을 많이 벌어
엄마를 호강시켜드리는 것이었다.
돈을 버느라 너무 바빠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야
엄마가 바란 호강은 자식들과 함께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짧은 분량에 쉬운 문장의 에세이들이 베스트셀러 매대를 점하고 있는 요즘, 한 60대 신예 작가가 에세이 한 편의 분량이 단편소설, 중편소설에 달하는 에세이를 들고 독자들 앞에 우직하게 섰다. 마치 평생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 자신의 기막힌 가족사와 평범하지만 기적 같은 이웃의 일대기를 진국으로 고아낸 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이 지긋한 신예 작가 이순하의 글은 한 인터넷 매체([세종대왕신문])에서 고요히 연재되다가 젊은이들이 단문을 공유하는 SNS에서 수많은 유저들에게 폭발적으로 공유되며 입소문을 탔다. ‘눈물 나는 글맛’이라는 호평과 함께 이순하 작가의 글은 주목받지 못하던 인물과 일생에 빛을 비추는 에세이의 힘을 입증하며, 가난을 겪어본 어른 세대는 물론, 인간관계와 밥벌이에 들볶이며 사람의 다정과 진심을 그리워했던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단박에 사로잡는다.
이순하 작가의 강렬한 데뷔작 『엄마의 딸이 되려고 몇 생을 넘어 여기에 왔어』는 누구도 일부러 선택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피로 맺어져 식구(食口)가 된 사람들, 혹은 혈연은 아닐지언정 한 시절 한 밥상에서 어떻게든 같이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식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순하 작가는 오랜 세월 갈고닦은 필력으로 이 ‘지지고 볶는 식구들’의 역사와 그들을 끝내 먹여 살린 엄마의 일대기를 섬세하게 복원한다.
책을 열면, 말 못 할 슬픔과 상처로 “엄마!” 하고 그저 가슴 치며 오열하고 싶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 집안의 가장 역할을 떠안아 어떻게든 내 새끼는 굶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 악물고 살다 훗날 ‘모두의 엄마’가 되는 작가의 어머니는 이 모든 난장과 사연을 끌어안으며 말한다.
“오이야, 내가 오늘은 늬 에미다, 실컷 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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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평생 그렇게 지긋지긋하고 버거워했던 먹고사는 이야기로 책을 낸다. 이 책은 내가 식구들과 함께 먹고살아온 이야기이며 서로가 서로를 먹여 살린 이야기이다. 인생이란 게 거창한 것 같지만 결국 한판의 먹고사는 이야기이며, 대개 다들 엇비슷한 모양으로 살아간다. 저멀리 무지개처럼 영롱하고 특별한 삶이 있는 것 같아 보여도 실은 인간의 삶이란 거기서 거기인 것이다. (…)
내 생生을 키우고 돌보고 만들어낸 사람, 엄마. 나는 내생來生에서도 과연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우산처럼 덮어 쓰고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생에 힘입어 나는 다시 엄마에게로 걸어간다. (…)
이 모든 난장과 인연 끝에 나는 비로소 엄마의 딸이 되었다고.
그러므로 엄마 딸답게 내 몫의 남은 삶도 끝까지 잘 살아내겠다고.
그러니 이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자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만나 ‘지지고 볶는 식구’로 살아가자고.
_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