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생트……”
심연의 침잠된 고요를 뒤흔드는 생명력이
그녀의 두 눈에 솟구쳐 올라오고 있었다.
내가 보았다.
내가 거기 있었다.
“현대의 가장 위대한 몽상가” 앙리 보스코,
아름답고도 비밀스러운 보스코 상상 세계의 진경珍景을 펼쳐 보이는
‘이아생트 3부작’ 완결작 출간!
“현대의 가장 위대한 몽상가”라 일컬어지며, 아름답고도 비밀스러운 상상의 세계를 감미롭게 펼쳐 보이는 프랑스 작가 앙리 보스코의 소설 『이아생트의 정원』(정영란 옮김)이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이 책 『이아생트의 정원』은 보스코의 대표작인 ‘이아생트 3부작’의 완결작으로 『반바지 당나귀』(민음사), 『이아생트』(워크룸프레스)에 이어 그 대미를 장식한다. 그러나 여느 3부작과 달리 이 세 작품에는 줄거리가 연결된다거나 인물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한다거나 하는 일관성이 없다. 각기 다른 화자들을 내세웠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요 인물 중 몇몇은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곧바로 사라지기에, 말하자면 사라지기 위해 잠시 등장하는 듯한 이아생트 말고는, 다른 인물들의 출현 방식은 더 심하게 단속적이다. 그러니 이 세 편의 작품을 묶는 통일성은 외현적이라기보다 내재적 통일성으로, 그것은 작품들을 감싸고 도는 작가의 창조적 몽상의 연계에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독립적인 줄거리와 새로운 화자의 등장으로 고유의 개별 작품으로 읽힌다.
인간이 희구하는 가장 오래된 꿈이라 할 수 있는 잃어버린 지상 낙원. 『반바지 당나귀』에서는 대지의 생명체를 길들여 천국 동산(신新정원)을 건설하려는 오만한 마법사 시프리앵 노인의 야심과 거기 걸려든 두 아이 콩스탕탱과 이아생트의 유년 시절, 이윽고 소년을 후계자로 삼으려다 실패한 시프리앵이 소년의 집에서 기거하던 고아 소녀 이아생트를 홀려 사라지면서 끝을 맺는다. 이어 실종된 이아생트의 밤길을 아련히 묻어둔 밤의 이야기(소녀의 영적 죽음 및 지옥에서의 한철)가 펼쳐지는 『이아생트』. 마침내 3부작의 완결작인 『이아생트의 정원』에 이르러 오랜 방황을 끝내고 마법사의 주술에서 벗어나 참된 사랑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그들. 이 책은 애초 콩스탕탱을 후계자로 삼으려다 좌절하고 ‘펠리시엔’이라 제 맘대로 이름 붙인 소녀를 데려가 천국 동산을 흉내 내려던 야심가 시프리앵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후 비로소 이 땅 위로, 사람들 곁에 착지해 귀환을 시작하는 소녀 이아생트의 여정을 내밀하고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그 길은 곧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아생트의 정원’으로 향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진솔하게, 이 지상 어느 소녀도 풍기지 못하는 향기를 품고 있는 소녀, 정원과 꽃과 과일의 향기를 띠고 있는 걸로 보아 아마 자신도 모르는 새 천국을 가로질러 온 한 시골 처녀의 젊은 날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