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슈퍼마켓’이라고 비유한 학자가 있을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환경이 바로 습지이다. 자연의 자궁이라 할 만큼 생명력이 넘치는 습지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려진 땅 취급을 받았다. 아직 인식에 차이는 다소 있지만 이제 더는 습지를 버려진 땅이라 하지는 않는다. 습지는 생물이 생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물이 풍부한 곳이기에 높은 생산력을 자랑하는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생산력으로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다.
풍부한 생물다양성은 습지로 하여 인간을 먹여 살리는 식량 창고 노릇을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습지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과 그곳에 뿌리를 내리거나 깃든 생물 들은 자연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조절하듯 상황에 따라 수분을 품거나 풀어 지진해일이나 홍수, 가뭄과 같은 자연 피해를 줄여주며, 때로는 스스로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수질을 정화하기도 한다. 이렇듯 인류의 생존과 지구 환경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에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발의 논리에 밀려 습지가 마구잡이로 훼손되었던 것이 현실로, 우리나라만 해도 새만금 갯벌의 일부 등 상당히 넓은 습지가 사라지는 아픔이 있었다.
오랫동안 바다와 바다 생물을 연구해온 저자는 습지란 어떤 곳이며 자연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어떤 형태의 습지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 삶터를 꾸린 생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사람들은 습지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등 습지의 모든 것을 차분히 설명해 준다. 화보집의 성격을 지닌 도서인 만큼 저자가 직접 찍은 귀하고 풍부한 사진은, 가까이에 있어 소홀하기 쉬운 그래서 꽤 많은 공간을 잃어야 했던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고 생명이 활발하게 살아 펄떡이는 곳으로 습지가 오랫동안 보전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데 한몫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