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2009 올해 최고의 소설」 선정
ELLE 매거진 그랑프리 최우수상
“섭섭이로 태어났지만 ‘진(珍)이’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조선 말기에 이름을 갖지 못하고 세상에 태어난 한 여인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사진신부 진이》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안중근’ ‘덕혜옹주’ ‘고종’ 등 한국 근대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많았으나,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은 동시대의 평범한 이들을 그린 소설은 드물었다. 〈에미상〉과 〈네뷸러상〉 〈콘트라코스타 도서관 북클럽상〉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미국 소설가 앨런 브렌너트는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들였지만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이름 없는 소녀의 일대기를 이번 소설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과 완전히 다른 나라, 시대, 성별의 주인공을 정말 존재했던 사람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그려내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워싱턴 포스트》등 유명 일간지에서부터 패션 매거진 《ELLE》에 이르기까지 여러 언론의 폭넓은 관심을 얻었다. 특히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묘사와 서술은 저자가 한국인이 아닌지 의심하게 될 정도로 완벽하고 섬세하다.
역사책이 이름 남긴 이들은 국민들로부터 오래도록 기억되었지만, 이름 없이 역사의 격랑 속에 흘러들었던 이들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이름도 갖지 못하고 태어났지만, 스승에게서 받은 보배로운 이름 ‘진이’를 꿈꾸며 그 이름대로 살아가고자 한 평범한 여인의 일대기는 숱하게 상처 입으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근대 한국 여성의 삶을 대변한다. 관습, 가난, 인종차별 등 여러 시련과 맞서 싸우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던 그네들의 처연하면서도 굳센 삶은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우리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