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일본의 대중문화에 숨겨진 욕망과 갈등의 실상을 밝혀내다
1930년대, 일본은 ‘에로 그로 넌센스’라는 낯설고 독특한 활기를 띠고 움직이고 있었다. 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라는 세 가지 단어에서 유래한 이 말은 당시에 대중매체에 의해 이 무렵을 상징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특유의 분위기는 식민지 조선에도 그대로 전해져 같은 이름의 유행을 낳았다. 간토 대지진과 진주만 공습 사이, 이념대립과 호전적 기운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일본의 대중들은 정말 현실을 외면한 채 퇴폐적 눈요기와 감각적 쾌락, 엽기적이고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것만을 찾는 삶을 살았을까? 근대화의 물결과 국가 이데올로기, 팽창주의의 압력과 제국의 검열 아래서 대중문화는 어떻게 조응했을까? 당대의 신문과 잡지, 영화와 공연을 통해 일본의 ‘모던 타임스’의 면면을 마주하고 당시의 대중문화가 퍼트린 욕망과 충동, 긴장과 에너지를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