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열기 속에서 점차 또렷해지는
‘자율적 개인’에 대한 자각과 욕망
1960년대는 4·19혁명으로 ‘시민’이 등장하면서 공론장의 지각 변동이 이루어진 때이다. 한국문학은 서구 시민사회의 욕망과 관념이 투영된 공공적 가치로서 그 위상을 갖게 되었다. 문학은 더 이상 권력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대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주체로 여겨진 ‘시민’은 ‘모든 인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신진 여성 작가들은 4·19혁명에 의해 발견한 자율적 개인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가부장제의 여성성 규범을 내파하는 여성 성장을 도모하고, 냉전 권력의 금기를 깨는 불온한 기억과 관찰의 주체를 자임하며 자기 안의 퀴어한 여성에 의지해 가부장제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사랑을 포기하는 대신에 개인이고자 하는 여성, 상실감과 그리움으로 냉전 권력의 토대를 침식하는 이방인, 사회질서에 순응하는 척하지만 광기의 힘을 빌려 반역을 도모하는 여성, 작가로 인정받고자 하는 여성 등은 1960년대 여성문학사의 문제적 주인공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