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형의 책들을 순례하며 삶을 긍정하다!
현대인의 쓰라린 내면에 던지는 ‘물음표’와 ‘느낌표’
‘책 읽는 것이 업이고, 취미이고, 즐거움’인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이명원이 선택해 읽은 80여 권에 대한 감상을 엮은 독서 에세이. 저자는 산다는 일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도서관으로 향했다. 남들이 알아줄 만큼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도 아니고, 마을버스를 타고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분주하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일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읽어온 책들은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삶을 경쾌하게 긍정하는 법을 깨닫게 했다. 깊은 사유와 통찰에서 우러나오는 울림 있는 문장들, 외부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주관대로 나아가는 굳건함, 모두가 쉬쉬하던 문제를 속 시원히 콕콕 말해주는 솔직함은 그의 글만이 가진 매력이다.
이 독서 에세이는 한마디로 까칠하다. 『칼의 노래』의 저자 김훈을 두고 “김훈의 문체를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 아득한 뱀을 연상하게 만드는 문장들은 언어적 페티시즘이다”라고 얘기하며, 이외수의 『괴물』은 “적어도 내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등장인물들은 문학에서 표현돼야 마땅할 ‘풍요한 내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괴물』에는 ‘괴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라는 촌철살인의 평을 날린다. 과연 눈치 안 보고 할 말은 다 하는 속 시원한 독서 에세이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까칠함의 반대편에서는 작품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묻어난다. 고종석의 글에 대해서는 “고종석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단 한 번도 실망해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마지막 장인 ‘물음표와 느낌표’에서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문학과 출판의 뒷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맛깔스러운 문장, 깊은 생각, 비판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흐르는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