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의 휴대전화 통화는 왜 신경쓰이는가?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는 왜 소름끼치는가?
연인이나 배우자의 습관은 왜 거슬리는가?
짜증 없는 사회란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처한다. 교통체증, 비행기 연착처럼 뜻하지 않게 일정이 틀어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아 목표 성취가 좌절되는 경우도 있다. 요란하게 방귀를 뀌거나 코를 후비는 사람,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사람처럼 무례한 습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배려 없이 대화중에 딴짓을 하는 사람이나 금연 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등 규범을 위반하는 사람도 접한다. 일반적으로 감정을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생각하나 연구자들은 감정 또한 개인적인 특징이라기보다는 공동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속성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서양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제한될 때 짜증나지만 동양 사회에서는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거나 공공장소에서 화장을 하는 등 개인이 집단에서 두드러지게끔 행동할 때 짜증이 유발된다. 이처럼 인간 간의 관계에서 유발되는 짜증은 일종의 ‘사회적 알레르기’다.
사회적 알레르기는 특히 다른 타인에 비해 방어막이 얇은 배우자 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쩝쩝대며 음식을 먹거나 다 쓴 휴지를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는 등의 매일 혹은 가끔씩 사회적 알레르기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결국 감정적 폭발이 일어난다. 대부분 이런 경우 상대방을 피하지만 연구자들은 배우자의 짜증나는 습관을 받아들이기, 상대방의 별난 점을 재평가하기 등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뭔가를 노력할 때 짜증이 줄어들기 마련이라고 한다. 배우자에게 짜증나는 행동을 멈추거나 그만둬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알레르기원은 고의가 아닌데다 통제하기 어렵고, 상대방이 당연히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몇 가지 해결책을 통해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아질 수 있으나 자신도 모르게 욱하고 치밀어오르는 짜증에는 손쓸 도리가 없다. 이 책은 이런 일상적 불쾌와 짜증에 대해 단일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과학적 설명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나아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섬세함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