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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상의 기원
글쓴이
리쩌허우 저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24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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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리쩌허우

동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독자적 사상체계를 구축한 현대 지성계의 거목. 1930년 중국 후난성 창사長沙에서 태어나 베이징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이십대에 미학 대논쟁에 참여해 당대 저명한 이론가들에 맞서 실천미학을 대표하는 논객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20년간 학문적 암흑기를 겪는다. 그 시절 남몰래 칸트 저작을 읽으며 『비판철학의 비판』 저술에 몰두한다. 오랫동안 폐쇄적인 지적 환경에 눌려 있던 지식인과 학생들은 마르크스주의로 칸트를 보완하고자 한 이 책에 열광했다.

왕성한 저술활동을 시작한 리쩌허우는 ‘사상사 3부작’인 『중국근대사상사론』(1979), 『중국고대사상사론』(1985), 『중국현대사상사론』(1987), 미학 3부작인 『미의 역정』(1981), 『화하미학』(1988), 『미학사강』(1989)을 차례로 완성했다. 톈안먼 사태 이후 1992년 미국으로 떠나 콜로라도대학 객원교수로 재직했다. 류짜이푸劉再復와의 대담집 『고별혁명』(1995)은 급진적 ‘혁명’에 반대하고, ‘경제 건설’과 ‘민주와 법제’를 주장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논어금독』(1998), 『기묘오설』(1999)을 썼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후기 사상의 주요 개념들인 도度 본체와 정情 본체, 실용이성과 문화-심리 구조 등을 본격적으로 논한 『역사본체론』(2002), 『실용이성과 낙감문화』(2005), 『인류학 역사본체론』(2008) 등을 펴냈다. 팔순이 넘어서도 『중국 철학은 어떻게 등장할 것인가?』(2012) 같은 대담집을 통해 자신의 학문 여정을 회고했다. 학술 사상의 총결로서, 무사 전통의 프리즘으로 중국 사상의 기원을 추적한 『중국 사상의 기원: 무에서 예로, 예를 인으로』(2015)를 펴냈다. 2021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별세했다.

책 소개

분야인문
동서양을 막론하고 초기에는 모두 ‘무巫’에서 시작했다. 그렇다면 차이는 과연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서양은 무巫에서 과학과 종교의 두 길로 나아간 반면 중국은 ‘무’에서 ‘사史’로 나아갔으며 ‘예禮’와 ‘인仁’이라는 이성화 단계로 이행했다고 리쩌허우는 말한다. 정감과 이성이 분리되는 서양의 루트와 달리 중국에서는 정감과 이성의 결합이 해체되지 않았다는 말인데, 중국의 경우 신과 통하는 무의 능력은 역사적 사명감과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개체의 정감-이성 구조로 변했고 무의 신비함은 예와 인의 신성함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리쩌허우는 무巫에서 사史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즉 중국 문화의 기본 정신을 다진 ‘무사巫史 전통’이 형성되는 데 있어서 핵심적 일환으로 거북점과 시초점, 수數, 역易 및 예제禮制 체계의 출현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무에서 예로 나아간 것’을 관건으로 꼽는다.

리쩌허우가 보기에 공자가 요구한 ‘인仁’ 역시 궁극적으로는 상고시대의 신성한 무술 의례에 보존되었던 두려움·공경·정성 등의 진실한 정감 요소, 즉 신성한 마음 상태일 따름이다. 이러한 신성한 정감을 세속으로 가져옴으로써 일상생활과 인간관계가 신성한 의미를 지니도록 한 것, 즉 ‘예’를 윤리 심리학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것(리쩌허우는 이것 역시 ‘전환적 창조’라고 했다)이 바로 공자가 주공을 계승하여 이룬 중대한 공헌이라고 리쩌허우는 역설한다. 그는 ‘무’의 이성화 과정이 주공과 공자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완성되었음을 강조한다.

책의 부제인 ‘무에서 예로, 예를 인으로’는 바로 주공과 공자가 무를 안팎에서 이성화한 중국 전통이라 할 수 있다. 주공은 무에서 예로 나아갔고, 공자는 예를 해석하여 인으로 귀결시켰다. 2000년 중국을 지배한 예악 전통이 이렇게 형성된 것이다.

리쩌허우는 ‘무巫’라는 심연에서 비롯한 무사 전통이 ‘예’와 ‘인’이라는 반짝이는 물결을 빚어낸 무와 예와 인의 삼중주를 펼쳐 보인다. 책은 「무사 전통을 말하다」 「‘무사 전통을 말하다’에 대한 보충」 「무에서 예로」 「예를 해석하여 인으로 귀결시키다」의 본편 4편과 부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편 4편은 ‘무사 전통’을 본격적으로 다룬 내용이다. 리쩌허우에 따르면 부록의 「중화문화의 근원 기호」는 무사 전통 이전에 대한 내용이고, 「유학의 심층구조설」은 예를 해석하여 인으로 귀결시킨 이후에 대한 내용이며, 「왜 공자에 칸트를 더해야 한다고 말하는가」는 지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까마득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훑어 내려오면서 인류의 미래까지 전망하고자 하는 바람이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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