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로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소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마주할 때면 자연스럽게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이름을 떠올린다. 이처럼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단순히 고전을 넘어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었으며 뮤지컬과 연극, 영화나 만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가공되어 전 세계 대중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심지어 ‘지킬 박사와 하이드’ 하면 뮤지컬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많으니 그만큼 이 이야기의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하는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매혹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각색이나 축약된 일면만을 보고 그 작품을 모두 안다고 이르기는 어렵다. 원작을 알지 못하고 뮤지컬과 연극에 열광하는 것은 마치 지킬 박사를 알지 못한 채 하이드만 만난 격이기 때문이다.
안개 자욱한 런던 거리가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갈등과 미스터리는 읽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또한 고딕과 공포, 추리가 혼재하고 있는 장르적 재미와 쾌감은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인간 정신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탐구와 내부에 잠재된 이중성에 대한 메시지는 뛰어난 상상력과 결합하여 오늘날 헐크나 한니발 박사 등 이중인격을 소재로 하는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켰다. 결정적으로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는 세련되고 유려한 이야기는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원동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