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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케 되았지라
글쓴이
박상률 저
출판사
걷는사람
출판일
2024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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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박상률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 한 줄에 감동과 이야기를 다 담아내지 못해 소설, 동화, 산문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시집 『국가 공인 미남』,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 『그케 되았지라』, 소설 『봄바람』,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 산문집 『쓴다,,, 또 쓴다』, 『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 『책을 읽다』, 희곡집 『풍경소리』, 『개님전』, 동화 『도마 이발소의 생선들』, 『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등 많은 책을 펴냈으며, 아름다운작가상과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소설과 시가 중고등학교 국어·문학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 1997년에 출간한 소설 『봄바람』은 청소년 문학의 물꼬를 튼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는 수필가 단체인 ‘한국산문작가협회’에서 작가들과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며 문학으로 세상을 읽고 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렛잇비 렛잇비, 슴슴한 노래처럼
한 번 더 음미하고픈 시(詩)
유연하고 속 깊은 성찰의 세계

“언제쯤 돌아온다요?
안 돌아오지라. 인자 산이 집이다요“

1990년 《한길문학》과 《동양문학》으로 등단하여 시, 소설, 희곡, 동화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온 박상률 시인의 시집 『그케 되았지라』가 걷는사람 시인선 116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박상률 시인은 옛사람의 짧은 말 속에 담긴 파장(波長)에 대해 오랫동안 골몰하며, 그 말이 지닌 깊은 해학과 성찰, 지혜를 톺아보며 이 시집을 써 내려갔다. 고향(전남 진도) 어른들이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어떤 철학이나 두꺼운 서책보다도 그들의 말이 빚어내는 여운과 감흥이 곧 시(詩)라는 각성에 이른 것이다. 이는 곧 심심함의 미학으로 귀결되는데, 해설을 쓴 정우영 시인이 말한 것처럼 “‘깊은 심심함’에는 심저에 잠겨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심심(心深)함과 심심(心尋)함이 두루 스미어 있”다고 하겠다. 그저 침잠하는 게 아니라, “여기를 살되 나와 나의 바탕을 깊이 성찰하며 그 심연을 들여다보자는 청유”가 바로 이 시집의 백미인 것이다.

시집을 펼치면 ‘싸묵싸묵’ ‘고로코롬’ ‘액상하다’ 같은 표현이 우리를 시인이 있던 시공간 속으로 데려간다. 비록 가진 것 없이 살지만 넉넉하고 푸근한 인심, 일상에서 건져낸 생생한 대화 속의 촌철살인(寸鐵殺人),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순정한 삶, 그리고 말 한마디가 남기는 여백과 여운으로 인해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걸려 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시 「그케 되았지라」는 이 시집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게 품고 있다.

“산에 있어 전화 못 받지라/언제쯤 돌아온다요?/안 돌아오지라. 인자 산이 집이다요/예? 그람, 죽었단 말이요?/그케 되았지라”라는 구절은 남편을 잃은 사람의 숱한 체념과 그리움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한편, 초겨울 눈송이처럼 한없이 가볍고도 담백하다. 애간장이 녹을 만큼 큰 슬픔을 묵묵히 체화한 다음 툭 내려놓는 한마디. 오래오래 울고 난 뒤에 결국 백지장처럼 가벼워진 상태로 해맑게 웃는 선자(仙子)의 얼굴이 그려진다. 그래서 시 속 어머니의 마지막 한마디 “그케 되았지라”는 잔잔한 수면 위에 놓인 파문처럼 우리의 마음을 더욱 가닐가닐하게 만든다.

정우영 시인이 밝힌 대로 시인 박상률은 “무겁고도 날카로운 문제의식 같은 걸 찬찬히 묵히고 가라앉혀서 실로 가볍고 단순하게 시화”한다. 어른들 말마따나 “여기서 살다가 죽으면 저기 뒷산으로 마실 가는 것”이고, “지워지거나 잊히는 게 아니라, 다만 머물 공간을 옮겨 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 그래서 죽음은 영영 이별이 아니고 다만 저기 자연으로 공간을 옮길 뿐인 것. 〈렛잇비(Let it be)〉의 노랫말처럼 박상률의 시는 심심하게, 또 슴슴하게 지혜의 한 경지를 펼쳐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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