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표현된 적 없는 것을 표현하는 일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 - 「한 번도 표현된 적 없는 것을 표현하는 일」
“흉내 내는 것이라고? 그렇지 않다. 흉내 내고 싶었다면, 왜 이런 것들을 썼겠는가? 장담컨대 이런 것들은 흘러가는 것이다.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이든 흘러간다. 실제처럼 생생한 풍경을 향해 활짝 열린 창문이 있는 진짜 집들을. 나는 한 번도 그곳에 있어 본 적 없지만, 아마 그 장면을 쓰고 있는 이는 내가 아닐까?” - 「양상들」
“진정한 서정시인은 거창한 문장이나 멋들어진 비유, 고결한 이미지 없이 시를 쓰며, 이것이야말로 그들 예술의 미스터리이다. 지식이나 상상력이 아닌, 영혼으로 노래하고 영혼으로부터 노래하는 것 말이다.” - 「빅토르 위고」
페소아의 새로운 에세이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 대문호, 포르투갈을 넘어 세계문학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이름,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 1888-1935)의 문학 에세이 『이명의 탄생』이 국내 처음 소개된다. 이 책은 페소아 전공자의 번역으로 포르투갈어 원어 번역이다.
국내에 대표작 『불안의 책』과 시집들로 알려져 있는 페르난두 페소아. 그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시각, 문학 창작자로서의 솔직한 태도, 번역 예술, 그가 자국 포르투갈과 기타 유럽의 작가들을 다룬 산문과 비평들이 본격적으로 엮여 출판되는 것은 처음이다. 즉 이 책 『이명의 탄생』은 페소아의 시, 소설, 희곡과 같은 문학 장르 내에서의 글쓰기가 아니라 결연하고 직접적인 페소아의 생각을 에세이 형태로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불안의 책』에서 보이는 일기 형식이나 사색적 기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페소아의 문학에의 뚜렷한 지향과 이상적인 예술의 가치를 논한다. 그것은 문학 작품이기 전에 문학적 일침이요, 자신의 문학을 도모하기 위한 행동이요, 불안한 자의 글이 아닌 냉철한 자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입장문이다.
『이명의 탄생』의 산문들은 비문학적 텍스트이다. 또한 핵심적인 것은 페르난두 페소아의 가장 대표적 캐릭터인 ‘이명(Heteronimo, 異名)’이 어떻게 고안되고 탄생하는지 이 책은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만나고 싶은 존재」, 「다양한 이름으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영혼을 가졌는지 모른다」 등 페소아가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을 하고 탐구하며 고백하는 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페소아가 본명이 아닌 이명들로 발표한 문학과 예술에 대한 ‘이명들의 관점’으로 심화된다.
책 끝에는 페소아의 상세한 약력을 담은 「페르난두 페소아 소개」와 이 책의 정체성을 함축하는 글 「이명 소개」를 부록으로 실었다. 페소아의 대표적 이명들 알베르투 카에이루, 알바루 드 캄푸스 등에 더해 비교적 덜 알려진 찰스 로버트 애넌, 안토니우 모라, 마리아 주제 등 페소아의 다양한 이명들의 이력을 살펴볼 수 있는 「이명 소개」는 새롭게 소개되는 페소아의 에세이들과 더불어 흥미로운 볼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