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여행을 하고 계신가요?”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
즐거운 일도, 슬픈 일도 많았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며 살고 있는 우리들
일본의 그림책 작가이자 현대미술작가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는 보탄 야스요시의 그림책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설렘을 안겨 주는 회전목마가 주인공이다. 특별히 주목해서 볼 것은 그림책의 모든 페이지 한가운데 자리한 목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고정 시점 그림책이라는 점이다. 회전목마가 돌면서 주변 풍경이 바뀌듯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주인공 목마를 중심으로 이야기와 시간이 흐른다. 단조로울 것 같지만 화면을 도형적으로 아름답게 구성한 작가의 뛰어난 심미안 덕분에 매 페이지마다 이야깃거리와 흥미로움이 넘쳐난다. 담백하면서 맑고 생생한 수채화 색상과 섬세한 선으로 그려진, 놀이 감각이 가득한 그림이 무척 아름답다.
시대와 함께 자신이 머무는 곳이 바뀌며 어쩔 수 없이 여행을 하게 되는 목마 블랑을 통해 무수한 만남과 이별로 채워진 우리의 인생을 중첩해 보게 된다. 블랑이 곳곳에서 마주하는 세상에는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탄생, 성장, 죽음 같은 누구나 직면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이 사라짐으로 끝나지 않고 결국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회전목마의 시선으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담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