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를 차렸다. 어느 날, 갑자기 대표가 되었다
어쩌다 혹은 우연히, 아니 치밀한 준비 끝에 1인 출판사를 차리게 되었다. 직원에서 대표로, 고용되는 자에서, 스스로를 고용한 사람이 되었다. 기댈 곳도 비빌 언덕도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과 내가 사랑하는 글을 아무런 제약 없이 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건, 세상에서 제일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여기, 아주 큰 함정이 있었다. 이제까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오래 일을 해왔지만,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리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 책 만들고 책 파는 일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 책 시장은 작아지고 있었지만, 이토록 재미있고 아름다운 글을 책으로 낸다면 당연히 누군가 알아봐 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꿈꾸었던 일들은 도통 일어나지 않았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내가 만든 책은 하염없이 깊은 곳에 묻혀지고 있었다. 1인 출판사, 이대로 계속해도 괜찮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