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보통의 일상은 어떠한가. 단편적으로 보면 그저 평범해 보이지만 모아놓고 보면 그 느낌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이 시리즈는 그것을, 어느 꿈꾸던 소녀이자 사랑을 한 여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보라의 일생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보고, 뭐 이런 위대한 이야기가 다 있지 하는 감상을 품으면서 단행본을 찾았다.

미루고 미루다가 작년이 끝나갈 무렵에 박스본으로 구매했다. 소장용 겸 주위의 사람들에게 추천할 용도록 구매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잘 구매했다고 생각한다. 웹툰을 모바일이나 pc로 볼 때, 종이로 볼 때의 차이가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건 변함없지만, 종이책의 경우 웹툰 한 컷 한 컷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이게 콘텐츠 플랫폼에서 보는 웹툰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여하튼, 이번 단행본을 별 큰 기대 없이 샀는데 박스 색감이 생각보다 예쁘게 잘 나왔다. 마침 같이 구매했던 예스24 가방이랑 색깔이 찰떡이었다. 책이랑 사은품을 같이 구매할 때 이런 조합을 생각하고 구매하는 것도 정말 나쁘지 않은 것 같다.ㅎㅎ

각설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책 후기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우선 이번 웹툰 단행본은 박스 포장 비닐만 해준 줄 알았는데, 웬걸 1권부터 4권까지 낱권별로 비닐 포장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이걸 다 뜯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을 정도로, 단행본 포장에 정말 정성을 담긴 게 보였다. 필자는 사실 대원씨아이를 다른 작품에 관한 여러 가지 이슈들의 이유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어디까지고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렇지만 때로 이렇게 한 작품에 열정적으로 정성을 쏟는 걸 보면 차마 싫어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참 애매하다.

박스에서 책들을 꺼내면 이런 구성이다. 잘 보면 포스터도 삽입되어 있다! 포스터라기 보다는 그냥 크기가 큰 엽서라고 보면 될 것 같은 재질이다. 가볍게 책장이나 크기가 맞는 액자에 끼워서 전시하면 정말 볼만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이 작품 일러스트들이 정말 예쁘다.

엽서에 더해 각 책 속에는 스티커가 한 장씩 끼워져 있었다. 스티커들은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스티커로 재현된 걸 보면 좋구나~ 하면서도 아, 이 포즈의 캐릭터를 넣다니 조금 아쉽다 하는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쌍둥이들..? 쌍둥이의 어린 시절들을 담은 스티커를 개인적으로 기대했지만 많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래도 이렇게 모아놓고 보면 알찬 구성인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이렇게 깔끔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단행본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고, 이렇게 소장하게 되어 감사하다. 아직 단행본으로는 정주행을 다 끝내지 못한 상황이라서, 다 읽게 되면 가족들과 주위의 친한 지인들에게 빌려줄 생각이다. 꼭 그렇게 하게 되면 좋겠다. 너무 좋은 작품이라서...

더 그레이트 감상평

더 그레이트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다. 주인공은 '유보라'. 그녀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 그러나 그녀는 밝고 싹싹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주위에 항상 눈부신 빛을 뿜어내었고, 덕분에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인 기석호도 예외는 아니었으니, 두 사람은 결혼으로 골인한다. 그러나 그 이후의 삶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남편은 떠나고, 쌍둥이가 태어나 기뻐함도 잠시, 결코 쉽지 않은 육아생활은 보라의 발목을 붙잡았다.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고, 어떻게든 쌍둥이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내는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 보면서 독자로선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감정 이입이 되어 울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서 마음이 짠해지고 따뜻해지는 감정을 느끼면서 나는 어떤가, 내 삶은 어떤가 하고 고민할 때가 있었다.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아직 결혼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아직 겪지 않은 일을 웹툰을 통해 보고 상상하면서, 내게 다가올 현실과는 똑같진 않더라도 비슷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두려운 감정이 엄습해 오고는 한다. 평소에도 해 왔던 생각들을 가지고 웹툰을 보다 보니까 나도 보라처럼 이렇게 밝게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 보기도 했다. 이게 쉽지 않고 타인의 인생에 대한 모습일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렇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 한 번은,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부분이 아닐까 하고 읽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 것은 부모님. 이 시절에 우리 부모님도 비슷한 시기를 겪으셨을 텐데 과연 어떻게 육아생활을 하셨을까 하고 어렴풋이 생각해보기도 했다. IMF 위기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을 땐 별 감정이 없었는데 이 작품을 보다 보니 이 시기가 정말 심각했던 시기였음을 두드러지게 볼 수 있었다. 집 문제는 또 어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순간을 뛰어넘는 보라의 일생을 보니 어떻게 살아갈지 그 지표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너무 무서워하기 보다는, 주위의 소중한 이들과 함께 으쌰으쌰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를 생각해 주는 주위의 가족들과 소중한 지인들에 대한 시선을 어떻게 둘지 고민하는 것. 두 작가가 그려낸 이 세계를 보면서 내 일생에 대해, 내 가족의 일생에 대해, 내 주위 지인들의 일생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