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영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버트 버턴의 『멜랑콜리의 해부(The Anatomy of Melancholy)』는 1621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판을 거듭하며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 보완된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나 밀턴이 활약하던 영국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인본주의적 기독교인 중 한 사람인 로버트 버턴은 옥스퍼드대학 졸업 후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고서적들을 읽고 연구하며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문학상의 한 장르를 개척하였다.
버턴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의 아들’을 자처하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일으키는 수많은 정보와 깊은 지식을 지닌 작가이다. 그는 당대 학자들을 비롯한 지식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증상 중의 하나인 우울증을 우리 몸속에 있는 네 가지 체액 가운데 하나인 담즙이 어떠한 이유로 검게 변하여 생성되는 ‘검은 담즙’, 즉 멜랑콜리의 과다생성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질병으로 간주했다. 병의 진단부터 병의 여러 종류와 증상, 그 치료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허영심, 게으름, 환상과 불면, 사랑 등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병적 현상을 논했고, 나아가 자신이 그리는 이상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정보와 사상들을 수많은 고전에서 인용하여 유익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전달한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더욱 어려워진 21세기, 현대인들은 모두 어떤 의미에서 우울증 환자들이기도 하다. 인간의 모든 종류의 정신질환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멜랑콜리, 즉 우울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지혜로운 처방을 내린다. 이 책은 세기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교훈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