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후 2년 만에 발표하는 그녀의 다섯 번째 소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함부로 들추어보거나 섣불리 마주쳐서는 안 될 '아쉽고 허망하고 박탈당한 것들을 맨얼굴로 만난다. 그녀의 붓끝을 통해 우리는 마음속의 바람구멍을 열어, 지리멸렬하고 무미한 삶을 지탱시키는 환상을 선택하는 특별한 조건을 만나게 된다.
사랑과 성, 유토피아 등 우리의 삶에 깃들어 있는 환상에 대한 주의 깊고 세밀한 고찰이면서도 동시에 그 환상을 쉬이 놓지 못하는 이들에게 연희는 말하고 있다. 환상을 마음껏 빛나고 아름다운 것, 현실과 무관하며, 허황된 것, 가장 충만해서 서러운 것으로 영접할 때, 우리는 비로소 비루하고 지리멸렬한 생을 지탱시켜 줄 각별한 에너지 하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