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나 임신 혹은 출산 등은 개인과 개인간의 일이라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매매춘 찬반 논쟁이나 산아제한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 등 근대 이후의 역사를 돌아보면 '성'에 관련된 일들은 오히려 사회적인 측면이 더욱 강하다. 책은 근대 일본의 사례를 들어 국가 권력이 어떤 방식으로 여성의 성과 생식을 통제, 관리해 왔는가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적 실상으로서 성매매 여성은 추상적 개념인 '여성'이 아니라 국가, 민족, 계급의 성원이며 성매매 여성화는 '여성' 일반의 수난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적, 계급적 수난의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 그들은 '탈아입구' 과정에서 서구를 적극적으로 타자화하고 모방하면서 스스로 제국이 되었으며 또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이 책은 또한 이러한 근대 일본의 역사에서 여성이 어떻게 역사를 경험해 왔는지에 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또한 '공창제'의 개념을 새롭게 대체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특징이 있다.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미시정치학과 국민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거시정치학을 통합한, 근대국가와 성의 관리의 함수관계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