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 불리는 에드워드 애비가 23년 동안 광활한 미 서부의 강을 따라 탐험하며 느낀 자연에 대한 단상을 풀어낸 수필집. 책 4분의 1을 차지하는 '소로와 함께 강을 따라서'라는 수필은 애비가 30년 만에 『월든』 문고본을 꺼내 들고 여행한 약 열흘 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환생한 소로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이 글에서 애비는 무조건적으로 추종하지도, 막무가내로 비난하지도 않는 균형 잡힌 눈으로 소로의 외롭고 나약한 인간적인 면모를 위트 있게 묘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힘 있고, 속도감 넘치는 문장, 암울한 현실조차 촌철살인의 위트로 달래주는 그의 유머감각, 광활한 자연에 대한 유려한 묘사일 것이다.
그는 미국 문예아카데미에서 주는 상을 '아이다호에서 강을 타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한,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런 성격 만큼이나 글도 재미있는데, 이를테면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에밀리 디킨슨(마찬가지로 독신이었던 여류시인이다)과 엮어주었어야 한다든지, 자신을 비난할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며 주소를 공개한다든지 하는 면들이 그것이다. 물론 이런 면은 그의 글이 주는 재미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자연과 강, 존경하는 인물, 더불어 사는 삶을 말할 때면 기쁨에 넘쳐 글을 쓰지만, 인간의 환경 파괴에 대해서만은 독설과 냉소로써 비아냥거린다. 비아냥거리는 순간마저도 특유의 유머감각을 잃지 않아 여전히 웃을 수 있게 하는 면은, 삶을 긍정하는 그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7년 전인 1982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가 죽은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시신은 자신이 원하던 대로 침낭에 담긴 채 남부 사막 한가운데 매장되었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미 서부의 광활한 자연을 상징하는 전설 속의 인물'로 그를 추억하지만, 애비 자신은 그런 찬사를 달가워하지 않을 듯 하다. 그가 싫어한 것은 현학과 세련이었다. 모든 권위를 경계하였고, 그 자신이 권위가 되는 일은 더더욱 원하지 않았다. 가장 쉽고 자연스러운 방식을 즐기면서도, 그런 성품 탓에 유쾌하지 못한 환경 저널리즘 분야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사람.
'내가 과거 의 기록자로 남지 않게 하라. 나의 글이 미사여구에 그치지 않게 하라. 강이 계속 흐르게 하라. 책 속이 아니라, 이 땅 위에서.'
강과 산과 사막을 묘사하는 그의 문장은 유려하지만, 그 문장 자체에 감탄하는 것은 아마도 그가 제일 원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도시의 숨 막히는 일상에 찌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의 글을 통해서나마 숨을 쉬고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