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으로 들어가버린 록과 우리 시대의 기술, 록 수집 문화와 유통 산업 등 ‘오늘’의 레트로를 살핀 저자는 이러한 레트로 패러다임의 뿌리를 밝히기 위해 ‘어제’로 돌아가 1960년대 중반 극단적 모더니즘이 초기의 레트로 문화로 전환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트래드와 노던 솔 복고, 반동적 충동에서 태어난 펑크, 미래로 후진했던 뉴욕 돌스와 패티 스미스, 자신이 경험한 시간 왜곡 광신도들의 모습 등을 통해 피에르 카르댕과 르 코르뷔지에의 전위가 포스트모더니즘과 함께 패스티시로 변하는 모습을 살핀다.
이렇게 어제의 ‘어제’를 살핀 저자는 이윽고 ‘미래’에 대해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 과거가 약속했던 미래는 없거나, 적어도 아직은 오지 않았다고. 그리고 자신 안에 공존하는 미래에 대한 열망과 레트로에 대한 충동을 고백하며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레트로 마니아는 계속 머물까, 아니면 그 역시 하나의 역사적 단계로서 언젠가는 뒤에 남겨질까?” 그는 담담한 말투로 말을 잇는다. 점점 가속하는 시대와 점점 느려지는 문화 사이의 불화를 봉합하기 위해 고안한 저자의 개념이 우리 시대에 다른 돌파구를 찾아줄 수 있을까? 적어도 저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