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월간 만화광장」과 「주간만화」에 발표했던 18편의 단편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박흥용은 1980년대 후반에 데뷔한 이래 이현세나 허영만처럼 대본소 체제 안에서 성장한 만화가도 아니면서 상업적인 제작시스템 안에서 꾸준히 자기 작업을 해온 작가로, 뛰어난 그림 실력과 명확한 주제로 각종 만화공모전에서 수상을 받곤 하였다. 1990년대 중반에 첫 장편인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게 되었지만, 그의 진정한 작품세계 -박흥용을 이야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장인적인 꼼꼼함, 만화적인 실험정신, 고집스런 자기 세계의 추구- 는 그의 초기 작품들에서 짙게 배어나오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바로 그러한 작품들로, 작가의 고민과 그 흔적들이 온전히 남아 있는 18편의 단편들은 가장 박흥용스러운 작품들로서 작가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