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야, 제발 그만 해라.
나와 결혼하면 넌 불행해질 거야.
그 사람과 자그만치 오 년을 만났어.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난 그 사람을 잊지 못할 거야.
내 사랑은 이미 그가 가져갔거든."
현수의 검은 눈동자가 물기로 흐려지는 것을 보며
지후는 주먹을 굳게 말아 쥐었다.
그 사람을 오년이나 만났다고 한다.
자신과 만났던 육 년의 시간은 이미 잊혀져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듯했다. 지독한 배신감이 밀려왔다.
물론 그에게는 배신감을 느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앞에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녀를
철저하게 깨부수고 싶은 강한 충동이 그를 엄습했다.
"후후...... . 너 재밌다.
누가 너더러 날 사랑해 달랬니?
그 사람을 잊지 못하든 사랑하든 상관없어.
난 태어나면서부터
사랑 같은 건 믿지 않는 사람이니까.
난 너와 결혼해서 얻을 수 잆는 것만으로 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