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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글쓴이
유병례 외 1명
출판사
뿌리와이파리
출판일
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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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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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례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백거이 시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신여대 인문과학대 학장, 한국중어중문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저서에는 『당시 30수』, 『송사 30수』, 『당시, 황금빛 서정』, 『송사, 노래하는 시』, 『톡톡 시경본색』, 『엄마아빠가 읽어주는 당시』,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라』가 있고, 역서에는 『장한가』, 『중국 시학의 이해』, 『중국문학이론비평사』, 『시인의 죽음』이 있다.

유학시험장에서 만난 볼펜 한 자루의 인연이 이국땅까지 이어져 학생 부부가 되었다. 남편은 이론적이며 논리적인 경학經學을, 아내는 감성적이며 격정적인 시詩를 전공했지만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가며 부부 중문학자로서 사이좋게 배움과 학문의 길을 걷고 있다. 젊은 날 백거이의 시에 흠뻑 빠져 문학의 열정을 불사르고, 아직도 「장한가」를 읊조릴 때면 목소리가 촉촉이 젖어드는 문학소녀의 순수함과 낭만을 지니고 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술, 시가 되다
-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하고, 시 없으면 술 마시는 일 그만두어야 하리”(이규보)

하늘과 땅이 곧 나의 이불과 베개

천고의 시름을 씻어내고자,
술 백 병에 빠졌노라.
아름다운 밤은 청아한 대화 나누기 좋고,
하얀 달님 비추어 잠 못 이룬다.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하늘과 땅이 곧 나의 이불과 베개.
滌蕩千古愁, 留連百壺飮.
良宵宜?談, 皓月未能寢.
醉來臥空山, 天地?衾枕.

이 책의 제목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는 이백이 친구와 모여 술 마시는 정경을 읊은 시 「친구와 모여 하룻밤을 묵다友人會宿」에서 취했다.

천고의 시름을 잊고자 술을 마시는 이백과 그 친구들, 그 많은 시름 잊기 위해서는 술 백 병도 모자란다. 그러나 왁자지껄 몸도 가누지 못하고 추태를 보일 정도로 마시는 게 아니라 청아한 대화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것. 달은 눈부실 정도로 하얗고 그래서 더더욱 잠이 오지 않는 밤. 고요한 산에 취해서 드러누운 모습을 위진시대 죽림칠현의 하나인 유령劉伶으로 비유한다. 유령은 술에 취해 알몸으로 누워서는 그를 찾아온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늘이 내 이불이고 땅이 내 옷인데 그대는 어떻게 내 허락도 없이 옷 안으로 기어들어 왔냐고. 활달하고 호탕한 기개 뒤에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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